탐미적인 2편
사람은 젊어죽는 것이 폼난다는 미시마 유키오의 지론이 반영됨.
# 서른 여덟 살이란 얼마나 기이한 나이인가!
먼 옛날에 청춘이 끝나버려 그 이후 지금까지 무엇 하나 선명한 그림자가 비치지 않고, 그래서 오히려 늘 청춘과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지내는 듯한 기분이 이어진다. 옆방의 소리는 하나하나 끊임없이 들려온다. 그러나 벽에는 더 이상 통로가 없는 것이다.
# 그 눈과 이사오의 눈이, 마치 오랫동안 울리지 않아 녹슬어 있던 매우 오래된 쇠방울이 어떤 진동으로 추가 풀려 종 안쪽에 닿은 듯이 서로 맞닿았다. 그 순간 왕자의 눈이 무엇을 말했는지 이사오는 알 수 없었고 왕자 자신도 몰랐을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 교차한 것은 보통의 애증을 넘은 신기한 인연의 감정이었고, 왕자의 움직이지 않는 눈동자에 어딘가 멀리서 온 슬픔이 찰나에 샘솟아, 이사오의 불 같은 주시를 왕자가 그 슬픔의 물로 순식간에 식혀 버린 듯 느껴졌다.
# 죽으면 모든 것이 깨끗해지지만, 살아 있는 한은 오른쪽으로 가도 죄, 왼쪽으로 가도 죄, 어차피 죄를 범하게 되어 있습니다.
# 대개 살찐 자는 겁이 많으며 신중하지 않았고, 마르고 논리적인 자는 직관이 부족했다. 얼굴과 외모가 실로 많은 것을 말함을 이사오는 느꼈다.
# 비장한 가슴에서 강하고 깊은 젊음의 몽환적인 안개가 솟아오르는 듯이 들렸다.
# 감정, 정념, 욕망, 이해득실, 야심, 수치, 광기, 그 밖의 갖가지 잡다한 표류물, 널빤지, 폐지, 기름, 귤껍질, 그것으로 모자라 물고기와 해조까지 품고서 닥쳐오는 모든 인간서으이 바다를 그저 한 줌의 법률적 정의의 암벽으로 버텨내는 싸움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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