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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처음

기분이 안 좋을 때는 일기를 끄적인다.

내 기분이 이렇다 저렇다, 뭐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적고 나면 ventilation도 되고 내 마음을 스스로 이해하게 된다.

좀 더 편안(?)해진다.

 

익명에게 노출되었으면서도 잘 드러나지 않는 이글루가 참 좋았는데

서비스 종료 공지가 뜨면서 이동할 곳이 필요해졌다.

카카오계정과 연동되는 것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래도 너무 드러나지 않은 느낌은 있어서 이 곳을 선택하게 됐다.

 

이글루 자료 백업은 6월부터 가능한 것으로 예정되어 있는데도, 왜 벌써 여기 와서 글자를 끄적대고 있냐하면

 

역시 간만에 기분이 별로 안 좋기 때문이다.

 

 

 

남들이 직간접적으로 겪은 상황을 들으며, 내가 그거보단 잘할 수 있지! 하는 오만한 생각을 꽤 오랫동안 하며 지냈는데

막상 나는 유리멘탈임 ㅋㅋ

 

어떤 탈모환자가 주사바늘 따갑다고 컴플레인했는지, 원장님이 진료시간 중간에 쫓아와서 

다음부터 잘하라고 타일러주시고 가신적이 있다.

오늘 다시 왔길래 조심해서 한다고 했으나............

주사기 들어올리다가 실수로 따끔한 느낌 나게 찌름.

환자 반응이 좀 쎄하다 싶어서 나중에 기록 뒤져봤더니

원장님에게 컴플레인하고 환불받아간듯.

 

 

꿀꿀하다

 

 

 

이거이거 인턴 레지던트할때 매일같이 느끼던 감정

자괴감 무력감 후회 등등.

 

도대체 이 감정에서 자유로워질 수가 있나...

나혼자만 헤매는 것 같다.

 

누구보고 뭐라고 할게 아니여.......

 

다만 나처럼 상처받지 않게, 타인을 대할때 친절하게 잘해주고 싶다는 생각은 든다.

 

 

 

사실 세상에 더이상 별 낙도 없고 딱히 더 하고 싶은 것도 없으며...

안 가본 곳에 여행다니며 도장을 찍으면 어쩔 것이며

맛있는 것 더 먹고, 칭찬 더 들으면 어쩔 것이며

좋은 감정은 더 느낄만한 것도 없는 것 같다.

특별히 더 하고 싶거나 기대되는 것이

없다.

 

그렇다고 평생 아쉬운 소리 안듣고 유유자적살수 있나

그것도 아니다.

 

 

 

하지만 계속 일하고 늙어가면서 느낄만한 부정적인 감정들은 앞으로 아주 많이 남아있을듯

 

전문의까지 다 따고 나니 예상대로 별 목표나 희망은

없다.

재미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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